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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과 비교해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
    카테고리 없음 2021. 12. 1. 12:32

    여러분은 '엄친아, 엄친딸'이란 얘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엄마 친구의 아들딸은 어쩌면 그리 반듯하고,

    공부도 잘하고, 부모를 기쁘게 하는지

    놀라울 지경입니다.

    한술 더 떠

    슈퍼맨 같은 '아친남, 딸친아'도 있습니다.

    아친남은 자상하고 잘생긴 데다

    돈도 잘 벌고 집안일도 잘하는 아내 친구의 남편이고,

    딸친아는

    딸에게는 뭐든지 다 해주는

    딸 친구의 능력 만점 아빠를 가리키죠.

    세상에 그런 남편과 아빠가 있을까 싶으면서도

    은근히 주눅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은 왜 사람들이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해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지,

    '이웃 효과'를 통해 확인해보겠습니다.

     

    이웃 효과란

    이웃 효과란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주변 이웃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이웃은

    가까이 살아서 자주 보게 되는

    거리상 이웃뿐 아니라,

    친구 친척 친지 등

    생활 수준을 알 수 있는 사람들을 두루 포함합니다.

    주위 사람들과 자신의 삶을 수시로 비교하게 돼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기 쉽다는 의미죠.

    웬만한 부자라도

    베벌리힐스에서는 자신이 가난하다고 느끼게 마련입니다.

     

    이웃 효과는 미국 하버드대 사회학자

    윌리엄 줄리어스 윌슨 교수가

    1987년 발표한 저서 <진짜 빈곤한 사람들>을 통해

    널리 알려졌는데요,

    이후 경제학과 사회과학 분야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습니다.

    윌슨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이 극도로 빈곤한 이웃들 속에 살면

    경제적 만족감, 폭력,

    약물중독, 인지능력 등

    다방면에 걸쳐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 감명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8,4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대적인 빈곤층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죠.

     

    이웃효과 사례

    이웃효과 사례로 흔히 언급되는 것은

    1913년 미국 신문에 연재된 시사풍자만화

    '존스네'입니다.

    존스네는 실제 만화에는 등장하지 않고

    항상 이웃들의 대화에서만 언급되는

    가상의 가족인데요,

    존스네가 뭔가 새로 샀다는 소리를 들으면

    이웃들이 덩달아 사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여기에서

    '존스네 따라 하기. Keeping up with Joneses'라는

    영어 숙어까지 나왔는데요,

    항상 친구나 이웃들과 비교하며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 애쓴다'는 의미로 쓰이죠.

    우리 속담에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어찌 된다는 것과도 통합니다.

     

    이런 현상은

    사실 오래전부터 인식됐던 것인데요,

    근주자적 근묵자흑,

    맹모삼천지교 같은 중국 고사도

    따지고 보면 이웃 효과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가까이 자주 접하는 사람들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는 의미이니까요.

     

    요즘처럼 전 세계가 도시화하고,

    인터넷으로 누구와도 연결되면서

    이웃 효과는

    국지적 현상을 넘어 사회 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사람들의 행복한 장면들이 넘쳐나는데요,

    늘 행복하진 않은 자신의 일상과 비교해

    우울감을 느끼는 현상까지 나타납니다.

    오늘날 유행이 더 빨라지고 광범위해지는 것도

    이웃 효과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죠.

     

    이웃 효과는

    모여 사는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 본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미국 저널리스트 윌리엄 번스타인은

    저서 <부의 탄생>에서

    이웃 효과와 관련된 흥미로운 명언들을

    두루 인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는

    "우리보다 뒤처진 사람들을 보고

    행복해하기보다

    앞선 사람들을 보고 불행해한다"라고 했고요,

    카를 마르크스는

    "주변 집들이 똑같이 작다면

    거주에 대한 모든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키지만,

    만약 작은 집 옆에 궁전이 솟아오르면

    그 작은 집은 오두막으로 위축된다"라고

    갈파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비평가 헨리 루이스 멘켄은

    더 노골적으로

    "부자란 동서, 즉 처제 남편보다

    더 많이 버는 사람을 가리킨다"라고 비유했죠.

    이 말은 단순한 농담이 아닙니다.

    실제로 미국에선

    여동생 남편이 자기 남편보다 소득이 더 많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취업할 확률이 20%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높은 연봉을 받고

    널리 존경받는 경제학 교수임에도

    자신이 불행한 듯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보수가 매우 좋고

    세계의 수많은 회의에 초대받는

    매우 좋은 일자리를 갖고 있다.

    99%의 인류와 비교해도

    나는 불만스러운 것이 없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동물은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정서적 비교그룹은

    가장 성공한 경제학자들이고,

    나는 그 소수 안에 들어있지 않다"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걸인이 부러워하는 것은

    백만장자가 아니라

    동냥 수입이 더 많은 다른 걸인이라는 말도 있죠.

    행복이든, 부든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이웃 효과의 긍정적 영향

    이웃 효과가 부정적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적당한 질투와 시기심이

    오히려 발전의 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학창 시절

    비슷비슷한 친구들끼리 경쟁할 때

    성적이 더 향상되는 경우가 많았죠.

    성공한 인물이나 기업은

    대개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죠.

     

    '가황' 칭호를 듣는 나훈아에게는

    남진이란 라이벌이 있었고,

    프로기사 이창호는

    중국의 창하오가 있었기에 더 발전할 수 있었죠.

    남자 테니스계 3대 천황인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도

    서로의 존재가 각자 성장의 밑거름이 됐죠.

    삼성전자는

    LG전자와 일본 유수의 전자업체들이 있었기에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세계 최고 기업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마라톤에서 선두를 독주할 때보다

    몇몇 선두그룹이 형성돼

    서로 이기려고 애쓸 때

    더 좋은 기록이 나오는 법이죠.

     

    이렇듯 이웃 효과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다 있는데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사람들은

    부정적 이웃 효과에 민감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가 낮다고 하는데,

    이는 자존감이 낮은데 기인합니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더 나은 조건을 가진 타인들과

    자주 비교하기 때문이죠.

    현실에서 존재하는지 의문인

    '엄친아, 아친남'과 자신을 자꾸 비교하다 보면

    자칫 콤플렉스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에게 한없이 열등감을 느낀

    살리에리가 겪은 '살리에리 증후군'이 그런 사례죠.

     

    그런 점에서

    남들과의 비교를 긍정적 이웃 효과로 바꾸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주위에 강력한 경쟁자들이 있다면

    오히려 나의 창의성을 일깨우고

    열심히 노력하게 만드는

    자극제로 삼을 필요가 있는 것이죠.

    여러분도 가정이나 일터에서

    이웃 효과에 낙담하거나 주눅 들지 마시고,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긍정적 자세로

    삶의 동력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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